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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세상의 이치

송정희2017.04.14 06:26조회 수 1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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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이치

 

오늘은 새벽운동대신 정원의 잡초를 뽑는다

오이모종 네개중 한개 사망

청량고추 모종 넷, 그중 한개도 시들시들

오이와 청량고추 주위의 풀들을 정리해

놈들이 잘 크도록 해주는거다

 

작년에 떨어진 봉숭아와 분꽃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 올해엔 푸대접을 받는다

세대교체쯤이라고 해둘까

이년전 어머니가 공수해오신 씨앗들을

작년에 고이 심어 잘 자라기를 바랬는데

올해는 너무 많은게 탈이다

 

작년까지 꽃이였던 봉숭아와 분꽃이

올해엔 잡초에 속해있다

내 작은 정원겸 텃밭은

이 모든것을 포용하기엔 너무 작다

여기에서도 경제원리가 적용된다

내게 이득이 많은것은 보호해야하고

그 나머지는 제거해야하는

 

이렇게 작년과는 사뭇 다른 나

뽑혀지는 어린 봉숭아와 분꽃은 내가 얼마나 원망스러울까

난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을 땅밖으로 던져버린다

여전히 특혜를 받고 있는 장미 두그루

만약 그들도 꽃을 잘 피우지 못한다면

하루아침에 뿌리가 뽑히겠지

마주 보이는 이웃집 지붕위로 해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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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었던 말 이미자의 딸(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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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정원에서 작은 경제원리나

    비정한 인심이 느껴지네요.


    그걸 알아내는 님의 날카로운 눈길도 

    부럽구요.

    님에게 받은 꽃씨 잘키울게요.



  • 저도 오이 모종 넷 중 둘이 죽고 

    그나마 둘이 살아내 주니 이쁘고 기특하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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