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

석정헌2017.04.04 12:11조회 수 45댓글 2

    • 글자 크기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


                   석정헌


봄나들이가  좋은 날씨에

기와집을 열두채나 지었다가 부시며

두시간여를 달린 

체르키 인디안 마을 

스모키 마운틴의 허리엔

그흔한 구름 한점 걸리지 않았고

온산은 연녹으로 녹색 치장을 시작한다

멀리 올려다본 하늘은 푸르다 못해

아쿠아마린을 뿌려 놓은 듯 눈이 부시다


산자락에 어울리지 않은 

큰 건물의 카지노 

오늘은 하고 다짐하며 들어선다

긴장탓에 바짝 마른 입술

입구에서 마신 맥주 한잔의 시원함에

잠시 긴장을 푼다

올때마다 잡아본 노루꼬리

오늘은 뒷다리라도 잡아보길 다짐하며

무장하고 들어선 카지노 

돈 돌아가는 소리

메케한 담배 연기 

술냄새에 마른침 넘기는 소리

유독 크게 들리는 탄식 소리

한구석에서의 함성은 

잭팟이라도 터진 모양이다


다섯 시간을 꼼짝않고 

카드가 뚫어져라 집중 했건만

돈키호테의 무장 팃인지

또 꼬리만 잡고 말았다

일행의 돌아 가자는 성화에 일어서니

배고픔에 휘청거린다

맛없고 비싼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돌아오는 어두운 산길

허탈함에 남의 흉보는 것도 재미없고

다시 오지않는다 다짐하며

뒷자리에 반쯤 누워 잠을 청한다

그러나

꼬리지만 잡았다 놓친

매끄럽고 부드러운 노루의 촉감 잊지 못해

비몽사몽중에도 훗날을 기약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오시인님

    ㅎㅎㅎㅎㅎㅎ

    노루꼬리가 뭔가 했어요

    아직도 모르지만 카지노에서 사용되는 말이군요

    저도 아이들따라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곳에 한번 가서 어머니랑 즐겁게 돈 잃고 왔습니다

    스트레스 확 날리고 경치구경하고 왔죠

    근처의 멋진 경관을 세련되게 표현하시는 시상이 부럽습니다

  • 석정헌글쓴이
    2017.4.4 13: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짧은 노루꼬리 아무리 꽉잡아보아도 몸뚱이는 잡을 수 없지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89 창녀2 2017.06.14 104
788 엄마2 2016.12.29 78
787 삼키지 못한 태양2 2017.08.22 33
786 개꼬리 삼년 묵어도 황모 못 된다2 2022.10.17 29
785 대통령과 47인의 낭인2 2017.04.21 67
784 가을, 첫사랑2 2016.09.13 28
783 세상은2 2015.09.29 76
782 사냥터 일기2 2017.07.05 53
781 아내의 잔소리2 2018.06.22 49
780 아픈 인연2 2016.05.17 59
779 저무는 길2 2020.03.30 36
778 Tybee Island2 2015.12.26 117
777 첫사랑2 2020.04.27 35
776 어머니 가슴에 안기고 싶다2 2016.07.14 78
775 봄 향기2 2017.03.13 98
774 벗어날 수 없는 그늘2 2016.06.24 36
773 첫눈2 2016.12.02 233
772 웃기는 허수아비2 2019.09.16 43
771 못난 놈들의 아침2 2015.03.06 40
770 헤피런너스2 2017.08.07 53
이전 1 ... 3 4 5 6 7 8 9 10 11 12...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