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소란한 나의 정원

송정희2017.04.01 07:05조회 수 17댓글 0

    • 글자 크기

소란한 나의 정원

 

의도한것은 안닌데

마트앞에 진열된 오이모종을 홀린듯 사버렸다

겉으로 보아선 오인지 호박인지 구별도 못하지만

그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시는 어저씨덕에

 

차고에 밤새 두었다가 오늘 아침 일찍 정원에 심었다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호미로 대충 흙을 파낸다

엊그제 온 비로 아직 땅이 젖어있어

힘들지 않게 작은 구덩이 네개를 만든다

 

모종용 플라스틱에서 자란 오이모종은

미끌어지듯 틀에서 나와 나의 정원으로 옮겨지고

파낸 흙을 다시 제자리로 꾹꾹 묻는다

준비했던 빗물 한바가지씩으로

연두빛 모종을세수시킨다

 

조금 자라면 넝쿨이 올라갈 수 있도록

철사로 된 원통집을 만들어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작은정원에 새 식구가 늘고

그곳에 있는 장미,들깨,봉숭아와 오이모종은

서로 아침인사를 나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76 노년의 자격 2020.01.08 14
475 나의 어머니 (14) 2016.10.27 81
474 오늘의 소확행(8.23) 2018.08.24 5
473 나의 작은 교회 2019.01.21 17
472 녀석들과의 산책 2019.10.04 18
471 또 한해를 보내며 2019.12.19 18
470 오늘의 소확행(3월9일) 2020.03.11 22
469 간밤의 비 2019.07.13 13
468 외로운 밤에 2020.01.08 17
467 세상에 없는것 세가지 2020.03.11 90
466 보경이네 (9) 2016.10.27 63
465 오이꽃 4탄 2017.06.09 15
464 주방바닥 청소 2018.08.24 10
463 나의 아버지 2019.06.16 11
462 청국장 2019.12.20 16
461 땅콩국수 2016.10.27 81
460 친구 생일상 2018.03.07 18
459 인사 2018.05.30 14
458 여름은 무지개 빛 2019.06.18 13
457 삼십분간의 소나기 2019.07.14 12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