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
석정헌
어젯밤 천둥 번개로
가로에 밀리든 꽃잎
말끔히 사라지고
짙은 잿빛 구름사이
새앙쥐 눈알 같은 하늘
환하게 열리고
두터운 겨울옷
미쳐 벗어내지 못했지만
목련꽃잎 떠난자리
파란잎이 돋아난다
세월은 쉼없이 흘러가는데
뉘우침 마져 희미해지는
가쁜 숨결의 가슴은
고독에 점점 잦아지고
꿈결 같은 추억은 바람속에 섞여
헤진 주머니 속을 빠져 나간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을
아픈가슴 마음 속에 새겨둔 어슬픈 형상
지금이라도 다둑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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