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부고

송정희2016.11.08 19:53조회 수 68댓글 0

    • 글자 크기

부고


한번도 뵙지 못한 분의 부고로

아침을 엽니다

늘 먹던 아침약이 잘 넘어가질 않습니다


여명의 시간 속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습니다

아내를 떠나보내는 그분의 심정을

난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그 땐 많은 위로도 들리지 않더군요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 살아도 사는게 아니더라구요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미안할 뿐이었습니다


한번도 뵙지 못한 고운 그 분을

사진으로 뵈었습니다. 오늘 아침

활짝 웃으시는 목련같은 그분을


누군가 그러더군요

우리모두는 추억을 먹고산다고

남겨진 이들은 추억을 먹는게 아니라

추억을 붙들고 삽니다

먹기도 아까워서


한번도 뵙지못한 분의 부고로

남겨진 이의 아픔보다

아름다웠던 그 분의 향기를 느껴봅니다

소풍같은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하여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96 오늘의 소확행(2월20일)1 2020.02.21 24
995 칭찬해줄 사람1 2017.08.16 20
994 꽃물1 2017.01.18 15
993 가는 여름1 2017.08.17 32
992 무제1 2019.05.09 24
991 겨울 뎐1 2020.01.29 18
990 오이꽃 5탄1 2017.06.17 22
989 어느 아이돌 가수의 몰락1 2019.03.19 17
988 여성난1 2018.01.09 36
987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34
986 아침운동1 2018.11.16 23
985 시월이다1 2019.10.04 21
984 낯 혼술1 2019.03.21 28
983 예술.집을 떠나지 않고 즐기는 여행1 2017.04.05 23
982 오늘1 2017.06.18 27
981 해그림자 사다리1 2019.01.21 22
980 또 하루1 2017.04.06 17
979 호박죽1 2017.05.12 15
978 저녁이면1 2020.03.12 44
977 아침햇살1 2018.08.25 15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