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개똥벌레
창밖에 서성이는 한마리의 개똥벌레
제몸보다 더 큰 불덩이를 업고
꾸역꾸역 창문틈을 비집고 있는 모양이 꼭 미련한 인간이다
한낮엔 보이지도 않는 녀석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그 번쩍이는 불덩이를 업고 지고
울기는 할까 웃기도 할까
오늘밤은 내가 대신 울어줄까나
그 불덩이의 무게를 안고 죽을때까지 그 좁은 창문틈을
비집는 고통을 대신해 내가 대신 울어줄까
내가 울면 그의 수고가 덜어질까
언젠가 또 기회가 되면 나의 아픔을 그보고 울어달라 하지 뭐
그렇게 서로 갚으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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