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가 올듯 말듯

송정희2017.08.30 14:09조회 수 17댓글 1

    • 글자 크기

비가 올듯 말듯

 

이불속에 넣는 목화솜같은 구름이 하늘에 덮혀

금세라도 비나 눈이 올것같은 날씨

어렷을적 살던집 뒷집의 지씨아줌마의 화난 얼굴같다

알콜중독자였던 지씨아저씬 매일 빨간코를 비비며

집철문앞에 주저앉아 술가져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지씨 아줌만 그 넋두리에 맞장구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셨지

 

큰사위가 막걸리라도 한통 안겨주면

그 사위의 뒷꼭지에 절을하시고

멀리서도 시큼한 술냄새가 풍겨

동네 아이들은 괴물보듯 피해다녔다

 

이렇게 비가 올듯말듯 하는 오늘

왜 그 아저씨가 떠오르는걸까

공부 잘했던 자식들덕에 잘나가는 사위와 며느리를 본 지씨부부

이제는 아마도 돌아가셨을테지

이렇게 비가 올듯 말듯 한는 날은

지씨 아저씨의 주독든 빨강코도 그립고

내 열너댓살 그 순수함도 그립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 지씨부부는 다행이 자식 복은 있었네요.

    합리적인 추론인진 몰라도

    지지리 궁상맞고

    비난받는 집에 효자나고 우수한 인재가 나더라구요.

    저도 그런친구가 있거든요.


    우리가 과거형을 현재형으로 소환해

    글을 쓰는 것이

    어쩌면 당시의 나에대한 연민에 기초한 것은 아닌지...


    "내 열너댓살  그 순수함.."에서 느꼈답니다.

    즐감!!!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76 이만하면 2020.03.07 32
975 오늘 나는 2020.02.27 32
974 아프리칸 바이올렛 잎꽂이 2020.02.25 32
973 2월이 부쳐 2020.02.02 32
972 아침풍경1 2019.12.13 32
971 포롱이와의 산책 2019.11.08 32
970 기복희선생님의 시낭송회1 2019.09.23 32
969 칠월1 2019.07.01 32
968 나무에 치는 파도 2019.04.27 32
967 새살짜리 나의 레몬 트리 2018.07.18 32
966 참새 방앗간2 2017.08.22 32
965 가는 여름1 2017.08.17 32
964 자스민 향기1 2017.07.31 32
963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32
962 필연2 2017.06.14 32
961 달님 2017.06.10 32
960 오디푸스 콤플렉스1 2017.05.04 32
959 족욕2 2017.05.01 32
958 나에게 주는 선물1 2017.03.19 32
957 수필: 내 옷장속의 가을 2016.11.30 3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