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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동트는 풀장

송정희2017.05.17 07:16조회 수 1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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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는 풀장

 

LA휫니스 주차장에서 다섯시 반 알람을 끄고

오늘은 부지런을 떨며 운동하러 왔다

다섯시 사십분 입수

열여섯번째 바퀴에서 여명이 시작되었다

풀장 넓은 창으로 보이는 알수 없는 빛깔의 하늘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드디어 스무번째 바퀴를 돌며 세상이 밝아졌다

오육분만에 어둠과 빛이 바뀌는 광경

보고 또 보아도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코발트빛 하늘은 내 머릿속에

사이다 방울을 만들며 난 더 깊은 바다의 인어가 된다

어느새 풀장의 레인에

다른 인어들이 수영을 하고 난 사십바퀴를 채웠다

 

마법처럼 풀장에서 나오면 다리가 생긴다

아마도 지난밤 꿈에 왕자님을 만났었나보다

꿈은 다 기억나지 않으니까

그래 오늘도 인어의 다리로 세상을 밟아볼까

달팽이집으로 오는 길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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