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먹은 밥 반찬을
기억하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부터
코의 변덕이 유별나다.
어머니의 젓냄새 혹은
책상 사이를 오가며
여선생님이 남겨 둔
분냄새는 이제 관념으로만 존재하고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무슨 조화 속인지
불쾌한 냄새의 추억만
어제 밤 꿈처럼 새록새록하다.
카투사시절,
디오도란트와 땀으로
잘 뜬 청국장 실처럼 엉겨 붙어있던
룸메이트 제이슨의 겨털에서
풍기는 냄새는
그의 샤워시간마다 나에게
구강호흡을 강요했고
지금 사는 집 흥정에 개입한 에이젼트는
집의 가격과 로케이션에 관한 장점을 설명하는 내내
그녀의 옷깃이나 손목에서 스믈 스믈 나와
주저없이 내 코를 후벼파는 향수 냄새로 인해
내 모든 골수가 앞으로 쏠리는 듯 했지...
어제 가게에서
퓨너럴 가는 여자손님이 산 목걸이를 뒤에서 잠궈주고
" Here U go"했더니,
"동양 음식에는 마늘이 많이 들어가지?
타임지 수퍼푸드에 마늘이 들어 가더라"하며 미간을 좁힌다.
'토끼가 제 방귀에 놀라'듯 뒤로 껑충 물러 나는데
점심에 비벼먹고 남은 겉절이통이
데려 온 자식처럼
구석에서 울그락 불그락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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