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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행 (14)

Jenny2016.10.27 13:56조회 수 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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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14) / 송정희

 

비가 그쳤어도 나뭇잎에서 비가 내린다

우비속에서 비릿한 나의 땀냄새가 걸을 때마다 새어나온다

양말은 이미 황톳물이 들어 등산화보다 더 무겁다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온다

산진흙이 자꾸만 미끄럼을 태운다

엉덩방아라도 찧으면 다행이지만

날 선 바위에 걸리면 안되니까

땅위로 솓은 나무뿌리를 계단 삼아 딛으며 내려간다

아직도 까마득히 아래가 멀다

 

발끝으로 체중이 몰려 발가락이 아프다

배낭을 내려놓을 곳이 없어 계속 내려간다

좀 평평한 바위를 만나 배낭을 내려놓고 목을 축인다

내 체온정도의 물이 갈증을 푼다

이제 다음 오두막까지 5마일

거의 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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