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책망

송정희2017.05.26 15:43조회 수 15댓글 0

    • 글자 크기

책망

 

한달에 한두번씩 운동하는곳 샤워장에

뭔가를 흘리고 온다

드라이 롤빗, 바디로션, 샴푸

오는은 샤워후 뿌리는 물향수를 두고 왔다

 

누군가 주워 프론트에 맡길리도 없겠지만

혹여하는 심정으로 가서 물어본다

저여자는 왜 저렇게 물건을 못챙길까

하지 않을까 자격지심이 든다

 

선물받은 물향수라 아끼며 쓰던 것인데

헤어드라이 롤빗도 수도 없이 다시 사야했다

매번 샤워 후 바닥과 커튼 위도 꼼꼼히 살피느라 해도

뭔가을 잃어버리면 속이 쓰리다

 

문득 나도 가끔은 무언가 주울 때가 있었다

아침 산책길에 십달러 짜리 지폐도 주웠었고

학생이 흘렸을 듯한 연필통도 주웠었고

어머니와 산책길에 예쁜 매듭팔찌도 주웠었다

어머님이 한국서 지금도 잘 끼고 계신다고

 

그래 잃어버리기도 하고 줍기도 하는거지

인생이 그런거 아니겠나

알고도 밑지기도 하고

뻔히 알면서도 속아주고

책망하지 말자

누군가 잘 쓰고 있으면 됐지

그냥 웃어버리자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56 넝쿨장미 2018.05.07 14
255 꽃샘추위 2018.03.12 14
254 아침공기 2018.02.27 14
253 비가 그치고 2018.02.26 14
252 봄비 2018.02.20 14
251 수정과 2018.01.05 14
250 동트는 풀장 2017.05.17 14
249 어린 시절 빨랫터 2017.04.28 14
248 하늘차(에어로 모빌) 2017.04.25 14
247 행복한 꿈 2017.01.03 14
246 나의 정원 2016.11.01 14
245 부정맥 (14) 2016.11.01 14
244 개미 2016.10.27 14
243 도서관 (1) 2016.10.20 14
242 폭우 2016.10.20 14
241 일기 2016.10.20 14
240 반달 2020.01.07 13
239 요가 클래스 2019.12.13 13
238 새 화분들 2019.09.02 13
237 아침산책 2019.09.01 13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