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래향
석정헌
한과 사랑의 경계에 핀
아리도록 청초한 밤에만 피는꽃
사랑의 할말들은 잊어 버렸고
하염없이 바라 보는 그리움은
한으로 맺혀
꺽어진 한송이 꽃이랄까
사랑은 접은체 펴지도 못했고
지금은 그나마 사라진 꿈
함께 맺은 봉오리는 아직도 한창인데
차마 시드는 것이 아까운 이여인을 보라
머언 저녁놀은 석류빛으로 타고
그리움은 산울림 되어서라도
돌아 오지 않는데
은은한 불빛 아래 있는 듯 없는 듯
가슴 아픈 추억에 젖은 얼굴은
거울 속에 다시 화장을 고친다
뿌리 짤린 야래향
지나는 손님이 집어 향기만 취하고
이슬 젖은 꽃 아무데나 버리고 돌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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