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싹
새들의 노래 소리에 아침을 연다
물 한모금 마시고 뜰로 나서니
간밤에 내린 빗방울 나뭇잎에 영롱하고
제 몸 보다 커다란 흙덩이를 머리에 이고
소록소록 솟아오르는 오이싹 형제들
갈증을 풀어주는 생명의 젖줄 빗방울과
더 단단하게 일어서 보라는 햇살의 응원과
상처를 쓰다듬으며 위로해주는 바람 덕분에
비옥한 대지의 품에서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내가 살아왔던 것처럼 너도 그렇게 일어서서
푸르고 향기롭고 싱싱한 오이로 만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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