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
석정헌
외기러기 날기 아직 이른 철인데
심통한 북풍의 모진 바람 속에
늦은 낙옆 떨어지고
어디에고 나뭇잎들은
쏟아진 눈속에서 보이지 않고
흔적만 남은 그리운 사람을
가슴으로만 본다
지나온 어제도 다시 태어날 내일도
황홀한 그리움 앞에 두고
그대의 그림자 쫓아 가다
헤어져도 먼저가 기다리는
외로운 휘파람 소리에
눈 그친 저녁 노을 봉창을 통해
소복한 여인 붉게 물들이고
둥근달 중천에 뜨면
불보다 뜨거워진 허접스런 몸뚱아리
파르르 떨리는 손 끝으로
다시 바늘을 집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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