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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냄새

keyjohn2017.03.30 14:09조회 수 6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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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먹은 밥 반찬을

기억하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부터

코의 변덕이 유별나다.


어머니의 젓냄새 혹은

책상 사이를 오가며

여선생님이 남겨 둔

분냄새는 이제 관념으로만 존재하고

실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무슨 조화 속인지

불쾌한 냄새의 추억만

어제 밤 꿈처럼 새록새록하다.


카투사시절,

디오도란트와 땀으로

잘 뜬 청국장 실처럼 엉겨 붙어있던

룸메이트 제이슨의 겨털에서

풍기는 냄새는

그의 샤워시간마다  나에게

구강호흡을 강요했고


지금 사는 집 흥정에 개입한 에이젼트는

집의 가격과 로케이션에 관한 장점을 설명하는 내내

그녀의 옷깃이나 손목에서 스믈 스믈 나와

주저없이 내 코를 후벼파는 향수 냄새로 인해

내 모든 골수가 앞으로 쏠리는 듯 했지...


어제 가게에서

퓨너럴 가는 여자손님이 산 목걸이를 뒤에서 잠궈주고

" Here U go"했더니,

"동양 음식에는 마늘이 많이 들어가지?

타임지 수퍼푸드에  마늘이 들어 가더라"하며 미간을 좁힌다.


'토끼가 제 방귀에 놀라'듯 뒤로 껑충 물러 나는데

점심에 비벼먹고 남은 겉절이통이

데려 온 자식처럼

구석에서 울그락  불그락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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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하하하하  어쩌면 이리 재밌게 쓸꼬 

    맛갈스러워요 

  • 왕자님께
    keyjohn글쓴이
    2017.3.31 10:49 댓글추천 0비추천 0

    남의 발등에 검불은 보이고

    내 손등에 개똥은 못보는게

    사람이라더니

    제가 그격이더라구요.

    작은 교훈을 담아 봤습니다.


    식사도 잘하고 계시죠?

  • 관심 고마워요 아직 저녁 안먹고 걷기(20분)운동하고 들어왔어요


    서울서 후배가  '박코드 인식기' 라는 시집을 보내 왔네요  


    읽다가.. 먹을까  먹고 읽을까 ..하며 

  • 왕자님께
    keyjohn글쓴이
    2017.4.1 09:17 댓글추천 0비추천 0

    제목이 독특하네요

    '박코드 인식기'

    가장 맘에 드는 한 작품 여기에 올려주삼.


    외출하실 때 긴팔입으셔야 될 듯

    쌀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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