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깨 투덜대는 새벽을 데리고
바닷가를 걷는다.
먼저 간 발자국은 슬프다.
그를 신새벽 바닷가로 이끈 고뇌로,
바닷새 하나 없이 혼자였을 테니.
외줄로 이어진 발자국은 영원이다.
그 발자국에 내 발을 덮으려니
본 적 없는 누군가의 상념이 전해지고,
뒤따르는 자의 발자국이 또 나의 그것을 덮을 테니.
발자국은 그리움이다.
육지 깊은 곳에 머물러 내 곁에서 먼 그들,
그들과 함께 한 일상이 파도에 사무치게
실려오므로.
새벽은 어느새 사라지고
해맑은 아침이 내곁을 걷고 있다.
*글쓴이 노트
오랜만에 아내와 의기투합
코로나가 만든 장애를 벗어나
걸프만행을 감행했다.
옥색 바다도, 비릿한 해변도,
도회적인 회색 호텔들도 여전한데
인걸만 간데 없었다.
어느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코로나로 비범하게 산 날'들을 추억으로 그리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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