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여니
틈새로 산들바람이 들어와
콧망울을 간지럽히고 간다.
창문이 만든 켄버스 속에서
한사람이 걷고 있다.
주인 없는 강아지와
고개숙여 속삭이다가
이름없는 들풀에 손길과 눈길을 준다.
고개들어 구름을 보다가
두손을 모으고
기도 하듯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작은 벤치에 앉아
하염없는 눈길로
허공을 바라보기도 한다.
가을엔 느릿한 걸음이 좋다.
박수보다는
다소곳이 모은 손길이 아름답다.
큰웃음보다
입꼬리만 조금 올라가는
웃음이 더 편안하다.
작은 심장을 휘몰아치는
불평과 근심마저
차분히 삭히는 지혜도
가을이 주는 선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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