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의 숲/전세연

이한기2024.02.16 10:40조회 수 23댓글 0

    • 글자 크기

       

 

 

 진실의 숲

 

 

전세연

 

햇살을 묻히며 걷는 숲은 

잔잔한 파란이 지나갑니다

 

가릴 것 없는 숲은 진실해졌고

계절은 겨울 아래 잠들어

평화롭습니다

 

가을 이후

말 줄임표로 중략된 풍경들

 

수많은 눈길에도

밋밋한 나무들의 표정과

 

어김없이 내려앉은 고요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들로

더욱 순수해진 숲

 

나무는 쉼표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 크는 법을 

더 깊게 배우는 중입니다

 

기다림의 등걸은 말라있고

침묵의 고랑은 깊습니다

 

바위의 검버섯은 더욱 늘어나고

낯빛은 그대로 굳었습니다

 

바람은 차갑게 등 돌린

그녀의 뒷모습처럼

싸늘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겨울의 밑둥치는

모든 치유가 봄인 것을 알기에

견딜만합니다 

 

입춘을 베어 문 나무가

꿈꾸는 날들이

푸르기 때문입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웰빙 - 한 백양- : 신춘문예 - 시 [2024 신년기획] 관리자 2024.01.02 9
112 대학 시절 - 기 형도- 관리자 2024.01.02 9
111 풀 - 김 수영 관리자 2024.01.01 9
110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모두 비가 샌다 송원 2023.12.03 9
109 바보같은 삶- 장기려 박사님의 삶 관리자 2023.12.03 9
108 추억의 가족사진과 고향집 관리자 2024.07.03 8
107 동방의 등불 -타고르- 관리자 2024.06.06 8
106 Have a Safe Memorial Day! 관리자 2024.05.28 8
105 오월 - 피 천득 관리자 2024.05.22 8
104 “이게 월뭬만이에유~” 충청향우회 효도잔치 마련 관리자 2024.05.22 8
103 4월의 노래 - 박 목월- 관리자 2024.04.22 8
102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백선 관리자 2024.04.18 8
101 지갑속에 담긴 사랑 관리자 2024.04.18 8
100 할미꽃 (白頭翁) 관리자 2024.04.10 8
99 겨울비 내리는 애틀랜타에서 김태형 관리자 2024.04.08 8
98 아무 꽃 - 박 재하- 관리자 2024.04.08 8
97 [마음이 머무는 詩] 삼월에 오는 눈-나태주 관리자 2024.04.08 8
96 [축시] 촛불잔치 -박달 강희종- 관리자 2024.04.04 8
95 NYT 이어 美비평가도 격찬한 한국詩 대모 김혜순 작가 관리자 2024.03.24 8
94 손흥민, 애스턴 빌라전 1골2도움…8시즌 연속 공격포인트 20개 돌파 관리자 2024.03.10 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