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성복-

관리자2024.01.02 19:12조회 수 21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 성복-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순간순간 죄는 색깔을 바꾸었지만 

우리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아파트의 기저귀가 壽衣처럼 바람에 날릴 때 

때로 우리 머릿 속의 흔들리기도 하던 그네,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아파트의 기저귀가 壽衣처럼 바람에 날릴 때 

길바닥 돌 틈의 풀은 목이 마르고 

풀은 草綠의 고향으로 손 흔들며 가고 

먼지 바람이 길 위를 휩쓸었다 풀은 몹시 목이 마르고 

 

먼지 바람이 길 위를 휩쓸었다 황황히, 

가슴 조이며 아이들은 도시로 가고 

지친 사내들은 처진 어깨로 돌아오고 

지금 빛이 안드는 골방에서 창녀들은 손금을 볼지 모른다 

 

아무도 믿지 않는 허술한 기다림의 세월 

물 밑 송사리떼는 말이 없고,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2024년 1월 2일 화요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9 새해 아침의 기도 - 김 남조 - Happy New Year ! 송원 2024.01.04 33
328 접시꽃 당신 - 도 종환- 관리자 2024.05.30 15
327 도덕경 제 77장 이한기 2024.07.01 22
326 4월에는 목필균 관리자 2024.04.02 14
325 행운을 가져다주는 말버릇 이한기 2024.05.10 28
324 시운전 관리자 2024.07.19 1
323 우연(偶然)의 일치(一致)? 이한기 2023.10.24 50
322 Happy Valentin's Day ! 반달 - 정연복- 송원 2024.02.14 12
321 내 안에 적(敵)이 있다 이한기 2024.06.17 54
320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 관리자 2024.02.11 20
319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세계의 명시 100선 관리자 2024.02.11 21
318 아리랑 이한기 2024.06.26 15
317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10년전 서울대 합격생 수기 당선 관리자 2023.12.05 53
316 첫사랑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관리자 2024.03.22 18
315 이외순 회원님의 감나무와 텃밭 구경하세요 관리자 2024.04.14 14
314 강설江雪/유종원柳宗元 이한기 2024.01.26 38
313 다산(茶山) 정약용의 노년유정심서(老年有情心書) 관리자 2023.11.21 48
312 죽음을 향한 존재(Sein-zum-Tode)-철학적 계절, 12 관리자 2023.12.05 16
311 지금 읽으면 좋은 봄 시 관리자 2024.03.27 10
310 작은 천국 관리자 2024.05.05 50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33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