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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문성해

keyjohn2022.02.18 19:17조회 수 63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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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싸준 도시락을 남편은 가끔씩 산에다 놓아준다.

산새들이 와서 먹고 너구리가 와서 먹는다는 도시락

애써 싸준 것을 아깝게 왜 버리냐

핀잔을 주다가

내가 차려준 밥상을 손톱만 한 위장 속에 그득 담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생각한다.

내가 몇 시간이고 불리고 익혀서 해 준 밥이

날갯 죽지 근육이 되고

새끼들 적실 너구리 젖이 된다는 생각이

밥물 처럼 번지는 이 밤

은하수 물결이 잔잔히 고이는
어둠 아래
둥그런 등 맞대고
나누는 한솥밥이 다디 달다.


*옮긴이 노트

어디서든 함께 먹는 이들과의 인연은 예사롭지 않다.

눈길이 섞이고

말들이 섞이며

침방울들도 섞이겠지?


그래서 

간섭하고 궁금하고 귀찮고 그립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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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2022.2.18 20:08 댓글추천 0

    어찌 이리도 마당발 이신지요?

    다른이의 글 옮겨주시어함께 

    감동의 시간 되게해주시니.....


  • 2022.2.18 20:51 댓글추천 0

    한솥밥 뿐이겠소. 된장뚝배기를 비롯

    모든 먹거리가 공용이었지요.

    빨아 먹은 숟가락, 젓가락이 공용 그릇에

    들락날락, 풍덩풍덩! 그래도 탈 없이

    잘 자랐다오. 요즈음은 너무 깔끔 떠는것

    같네요. 좋은 글 gas비가 만만찮은 데---

    Delivery해 주셔서 편안히 즐겨 감상하니

    미안합니다.

    늘 강녕하세요.


  • keyjohn글쓴이
    2022.2.18 21:24 댓글추천 0

    설란님!

    '마당발' 이란 칭찬에 담긴 수고와 간섭과 열린 마음이 보여 감사드립니다.

    '함께 먹는 다는 것'이 

    이리도 아름답고 숭고하게 다가 오는 것을 보면

    글의 힘은 밥심 못지 않은 듯 합니다.


    종우님!

    벌써 우리들의 이런 저런 것들이 섞여버린 까닭에

    루비콘강을 건너버린 거지요?

    제 개스비 걱정해주시는 섬세함이

    쬐끔 감동입니다.

  • keyjohn님께
    2022.2.19 00:52 댓글추천 0

    이 시대에 누가 Ceasar같은 인물이 있어

    Rubicon강을 건너 Veni !  Vidi !  Vici !라

    외칠자가 있다고 그럽니까! 

    우리 형세가 Rubicon강을 건너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뭐랄까? 우리말로 "이판사판"?

    아니면 "낙장불입"? 일도양단을 못한것

    같아요. 좀더 기다려 보십시다.

    늘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 이한기님께
    2022.2.19 07:08 댓글추천 0

    que sera sera 인가요.

    저의 현재 moto 입니다. ㅎㅎ

  • keyjohn님께
    2022.2.19 07:13 댓글추천 0

    그래서 pen is mightier than a sword  라고 하는가 봅니다.

    옛날에 밥 제대로 못먹고살 때도 글은 계속 배웠거든요.

  • 2022.2.19 07:04 댓글추천 0

    여기서도 반대양상의 표현이 잡힙니다

    둥그런 등 맞대었을 때는 보통 싸우고 난 직후인대 한 솥밥이 달다니요?

    혹시 새디스틱한 사람들의 표현같기도 하네요. ㅎ


  • 강창오님께
    keyjohn글쓴이
    2022.2.19 08:54 댓글추천 0

    자세히 살펴보니 그렇네요.

    어깨를 대고 함께 먹는다면 단밥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데 ..

    등을 맞대고는 행동과 표현이 어긋나는 것 같네요.


    죽일 듯 싸우고 몸을 섞는 것과 같은 심리적 배경?

    아무튼 예리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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