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석정헌
어차피
나의 시는
혼자만의 넋두리 일 뿐
언제 출항의 배웅이나
입항의 환영을 바랐겠느냐 만은
때묻은 손수건 하나
흔들어 주는 이 없는 부두를
황혼에 쓸쓸히 떠나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외로운 항해를 할 줄이야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차라리
하늘에 별하나 반짝이지 않고
삭풍에 눈보라치는
대양의 한귀퉁이에서
성난 파도에 시달리는
일엽편주라도 되어
모든 것 던져 버리고
노라도 한껏 저어
반겨줄 이 하나 없는 부두지만
선창의 불꺼진 가로등 아래
하얀눈 사각거리는 목로주점
희미한 호롱불 불빛 아래
젖가락 장단의 순이와 목로 마주하고
막걸리 한잔에 빈대떡 찢어 입에 넣고
외로움 함께 삼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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