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의 시편
석정헌
가만히 있어도
맞을 아침
급한 마음에
정상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긴다
아직도 태양은
어느 산 아래 쉬고 있는지
희끄무레한 정상
눈 앞엔
짙은 운무만 바삐 움직이고
겹겹이 높은 등성이를 뚫고
운무에 섞인 물방울
찬바람이 먼저
어설픈 차림의 나를 맞이 한다
양볼을 감싼 곱은 손
한참 가쁜 숨을 진정 시키고
고개를 드니
어느새 걷힌 운무
멀리서 붉은 빛이 감돌더니
산등성이를 박차고
뜨 오르는 태양
그저 먹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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