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계절은 왔는데
석정헌
코스모스 먼저와
가을을 불러 들이고
고추잠자리 앉을 듯 날고
지천으로 핀 들꽃들
산야를 색색으로 물들이면
흐르는 개울위로 떨어진 나뭇잎
하나둘 돛을 세운다
땀을 뿌려도 받지않는
솔솔한 바람 가슴에 안고
얕으막한 언덕을 뛰어올라
가쁜숨을 고르려고 올려다본 하늘
온세상을 압도하는 코발트빛과
영혼을 빨아들일 듯한 깊이에
오히려 숨을 죽이고 말았다
하늘에 섞인 한점 흰구름은
세월에 밀린 하늘 끝에서
지쳐 들어누운 내 영혼함께
아무 소리 없이 끄덕이며 끄덕이며
점점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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