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어떤 도시 한 귀퉁이
석정헌
계절은 한겨울
답답한 마음에
각오하고 창문을 열었더니
아직도 가을이 창밖에서 기웃거린다
둘러보니 까칠하고 앙상한가지
계절을 잊은 다람쥐
암컷을 쫓아가고
시야를 꽉 막은 오래된 건물 귀퉁이
새까맣게 먼지 쌓인 깨어진 벽돌 사이
자리잡은 잡초는
뽑지 않아 잘자라지 못한 매듭풀
말라 비틀어져 죽은 줄 알았더니
어제밤 비에 묻은 작은 생명
환한 태양 아래 녹갈색으로 버틴다
여기까지 오기에 너무 많은 일
신의 선물 덕에 아직도 멀쩡히
미친 계절에도 살아 남았다
이제 창문을 닫고 순응 해야겠다
그래도 계절은 겨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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