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음력 7월 17일 백로

석정헌2017.09.07 07:06조회 수 34댓글 2

    • 글자 크기


      음력 7월 17일 백로


                     석정헌


아직 여명은 

멀리서 다가오는 태양을

기다리는 신새벽

김 서리는 차 한잔

양손으로 감아 쥐고 

내다본 창밖

뒷마당 텃밭의 늦은 고추 이슬 맺히고

하얀 달빛에 군청색 하늘 벌써 높다


쌀쌀한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저질러버린 잘못의

부끄러움에 뒤로 숨은 달

가끔씩은 얼굴을 내밀지만

지난 일식의 무모함에

태양으로 부터 내린 질타와 형벌로

약간은 찌그러지고 질린 얼굴

창백 하도록 하얗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늦은 고추밭 이랑

    군청색 하늘이랑

    ...


    참으로 서정적이어서

    일상의 고단함이랑,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랑

    저절로 치유가 되는 듯하네요.


    요즘 달이 더욱 창백한 이유가

    지난 일식이후 달의 죄책감 때문이군요.

    햐!

    기가막힌 관찰과

    삶에 대한 선배님의 관조적인 태도에 감탄을 드립니다.


  • 석정헌글쓴이
    2017.9.7 09:54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직도 파란 고추에 달린 이슬

    하얀달은 소나무 뒤에 숨고 하늘은 높은 가을의 초입

    오늘이 백로 라네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49 아내 3 2016.08.06 88
848 삼월 2015.03.04 88
847 겨우살이 2016.01.30 85
846 설계된 생 2015.12.28 84
845 달개비꽃 2015.02.11 84
844 어머니 가슴에 안기고 싶다2 2016.07.14 83
843 팥죽 2015.12.22 83
842 2017.02.25 82
841 마지막 혼불2 2016.08.17 82
840 눈물이 난다 2016.03.23 79
839 세상은2 2015.09.29 79
838 삶, 이제사 길을 묻다2 2021.11.06 76
837 어머니, 연필과 코스모스 그리고 자장면8 2020.08.19 76
836 노숙자 2016.07.06 76
835 입추 2017.07.27 75
834 하얀 석양 2015.04.16 75
833 생일선물6 2020.08.31 74
832 몽유 속 꽃이 지다 2016.06.17 74
831 쭉정이4 2020.08.23 73
830 대통령과 47인의 낭인2 2017.04.21 7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