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 112°
석정헌
요며칠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
뜨거운 대지를 그나마 식히더니
오늘은 바람 한점 없다
얼마되지도 않은 일거리
하는 둥 마는 둥 끝내고
이마에 흐른 땀 훔치며
반쯤 감은 눈
푹 파묻힌 의자 삐꺽거린다
미친년처럼
아랫도리 홀딱 벗은
창밖의 배롱나무
짙은 이파리는 미동도 않고
생채기로 돋은 붉은 꽃 하얀 꽃은
소복소복 한창이다
건너뛴 점심
배는 출출하고
시계 바늘은 부지세월이다
일하는 아내 재촉하여 삶은 콩
들고 나 선 밖은
뭉개구름을 피한 태양에
정수리는 뜨겁고 숨 까지 가쁘다
얼음 뜬 콩국수 생각에
급히 올라탄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바깥 온도가
헉 F 11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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