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운 꽃
석정헌
삭풍 불어 오는 삼동
춥고 웅크린 나에게
머리조차 디밀지 않고 던져진
한송이 붉은 꽃
꽃 이파리 떨어져 헐벗었지만
지는 꽃도 꽃은 꽃이다
날카로운 가시에
심장이 찔려
흐르는 피
땅을 적시고
젖은 그림자
앙상한 몸뚱이
비틀거리지만
높아진 태양이 땅을 데우고
다시 싹을 튀우면
붉은 꽃 가시를 품고
다시 꽃 피우겠지만
흘러버린 피
말라버린 심장은
맥없이 감겨오는 눈꺼풀에
안개서려 촉촉히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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