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머리 추억(追憶)
단상(斷想)
淸風軒
1960년대 초, 빡빡머리 중학생
시절 아침밥 든든하게 먹고
5 Km를 걸어서 학교에 갔다.
학교수업이 파하면 같은 길을
되돌아 집으로 왔다.
3년 동안 되풀이 하였다.
(국민학교 6년 동안 등하교 길
3Km를 걸어 다녔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등하교
6Km를 걸어 다녔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약 10년
동안 하루에 수 Km를 걷고
뛰었다. 많이도 걷고 뛰었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다리 힘이
있는가 싶다)
중학생 시절로 돌아가 본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올 땐 배가 고프다.
그 때엔 왜 그렇게 소화가
잘되었는지! 먹어도 먹어도!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1Km,
동네 앞산을 넘는다. 산길 양
옆엔 채소를 심어놓은 밭이
줄지어 있다. 밭 한 모퉁이에
까맣게 잘 익은 개머리가
나의 손을 끌어 당긴다.
개머리 훑어 세 웅큼 먹으면
허기를 면한다.
이렇게 개머리 훑어먹는 날은
억세게 재수가 좋은 날!
그 개머리를 맛본지도 사십
여년이 지났다.
촌놈의 간식거리 개머리 맛
어디서 맛을 볼 수 있으려나!
달콤한 개머리 맛!
*1960년대 초 그 땐
격동기였고 춥고 헐벗고
배고프고 해마다 아지랑이
오르고 나른하던 봄, 석달동안
'보릿고개' 넘어가던 눈물겨운
시절이었다.
*개머리 : 일년생 풀에 달리던
익으면 새카만 열매,
Blueberry를 닮았다.
새재 남쪽 지방 사람들의
사투리, 서울 양반네들은
'까마중'이라 하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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