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한기
- 국가유공자
- 계간 미주문학 등단
- 미주한국문인협회원
- 애틀랜타문학회원

이제, 숨어야 해!

이한기2023.10.13 09:35조회 수 79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이제, 숨어야 해!

                                         淸風軒 

 

번뇌(煩惱)의 거센 파동(派動)이

길손의 뇌리(腦裏)를 파고든다

 

붉나무 불타던 말던

갈잎들 나뒹굴던 말던

갈대같은 마음

흔들리지 말자

 

끝내 상심(傷心)한 길손

귓가를 쫑긋 세우고

눈을 열어 들판을 둘러본다

 

서산머리엔 타는 저녁놀

황금물결 출렁이는 들녘엔

아무도 보이질 않고

태초의 고요함만 흐른다

 

홀연(忽然)히 불어오는 갈바람

쫑긋 선 두 귓전을 스친다

툭 던져주는 한 마디

이제, 서로를 위하여 숨어야 해!

 

<글쓴이 Note>

* 숨는다는 것은 다 내려놓고

   다 비우라는 것이리라.

   나는 너를 위하여 숨고

   (余爲汝隱), 너는 나를

   위하여 숨는다(汝爲余隱).

 

*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3년 10월 20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48 하늘나라(天國) 2023.04.09 1215
347 주(主) 승천(昇天) 대축일(大祝日) 2023.10.10 61
346 비탄가(悲歎歌) 2023.05.16 549
345 능소화(凌霄花) 2023.10.09 94
344 빈대떡 타령 2023.05.21 508
343 오행(五行)의 상생(相生)과 할아버지 2023.07.07 1160
342 죽치고 있어야지! 2023.07.01 395
341 막사발(沙鉢) 2023.09.13 509
340 나그네도 울어 예리 2023.09.14 289
339 가을에는 2023.09.15 227
338 꽃과 씨 사이 2023.09.15 288
337 오작교(烏鵲橋) 전설(傳說) 2023.09.18 307
336 돌아오라, 맑은 영혼아! 2023.09.19 175
335 기쁘지는 않지만 고마운 희수(喜壽) 2023.09.20 144
334 천지조화(天地造化) 2023.09.20 181
333 귀소본능(歸巢本能) 2023.09.21 129
332 얼음 위에 쓴 시(詩) 2023.09.21 167
331 Atlanta에 내리는 겨울비 2023.09.21 146
330 동양과 서양의 뻥치기 2023.09.21 117
329 내 친구 문디~이 2023.09.21 13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8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