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2)
유당/박홍자
무성한 잡초들이 넓은 벌판을 덥고 있다
아무곳에서도 찾을 길 없어 부라린 눈이 아프다
함께 걸어온 수많은 성상을 갑자기 잃어 버리고
이명만이 내귀를 이 가을소리로 연발하니
엄청난 인생의 절망을 어찌 인내 할건가?
스산한 보름밤이 가까이 오는 것조차 형벌로
남는 구나.
보름을 키워 가는 밤하늘의 쪽달도 나에겐 더는
꿈을 멈추고 하소연 할 길 없는 지금이 원망뿐이다
희희락락한 생이 영원 할 것만 같았는데
터벅터벅 초저녁 길을 홀로 걸으며 새삼
함께 걸었던 이길에 그님의 흔적이 남아 있는지
보이지 않는 밤길에 두리번 두리번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만추의 하늘에 한번쯤은 꿈에라도 보여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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