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우산
유당/박홍자
더는 아프고 슬퍼서 간직 할 수도
삭혀 버릴 수 도 안 되겠기에
문밖을 나서 보지만 동공이 흐리고
물기 가득한 가슴은 호흡을 막는다
"나는 당신을 모르오, 안부도 하지 마오"
바람이 몹시 불고 비가 오는 날
내게 마중을 나온다고 저 쪽에서
찢어진 우산 사이로 허연 이를
히쭉히쭉 거리며 웃는 모습이
아직도 나를 많이 아프게 하오
뒤 돌아 갈 수 없는 세월이라 이제는
나를 사랑 해야 할 텐데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머리에 머물고 떠오를 건지
지나가고 사라진 시간들이 아주 싫은데
하찮은 찢어진 우산이 왜 나를 부여잡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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