壽 命 歌(수명가)
裕堂/박홍자
옛 老人이 하신 말씀 언뜻 듣고 적어 보니
40세 불혹{不惑) 밥상머리 혹이 크니 언제 돈을 모을건가 애옥한
고생살이 세월을 몰랐구나,
50세 지천명(知天命) 천명을 살았으니 죽다 한들 설워 마라, 중늙은
이 되었으니 백발이 먼저 온다,
60세 이순(耳順) 남의 말도 귀담아 들어 주니 점잔을 피우면서 어른
흉내 내는구나!
61세 환갑{還甲) 자손들이 떠받드니 인생살이 잘 살았다, 더러는
물려 주고 짐도 잠시 벗어 보자
62세 진갑(進甲) 지나온 세월을 돌아 본들 무엇 하랴, 손주녀석 크는
줄을 이제야 알겠거니,
70세 고희(古稀) 꿈같구나 꿈같구나, 어정 세월이 꿈같구나, 구르는
낙엽 속에 봄 꿈을 꾸었구나! 고령을 살면서 금혼례(禁婚禮)를 하고
분통 같은 얼굴엔 주름살에 검버섯에 성한 이가 몇 없구나!
77세 가수(嘉壽)되니 망령들기 시작한다, 먹는 것이 부실 하니 헛소리들
아니 하랴,
80세 산수(傘壽) 봄이 오고 여름오니 낼 모레가 가을이다, 따슨 방
찾는 뜻을 청춘들이 어찌 알리,
88세 미수(米壽) 세월만 끈 끓어 지니 가버린일생인데 뉘라서 허망
함을 함께 이야기할꺼나,
90세( 졸수(卒壽) 라며 성명삼자 염라대왕이 적어가니 대신 같이 뉘
있으며 사정할 이 뉘라던가,
99세 백수(白壽) 일년을 남기고서 백수라 불러 주고 백년을 살고서
도 급한게 남았구나!
108세 굽은 허리 두무릎이 귀를 훌렁 넘을 때는 수명이 다 됐다고
다수 다수 하는구나,
120세는 적명(適命)이요 배를 살았다고 배라고들 부르더라
125세에 자는 듯이 누웠다가 천상에 오른 것을 보는 이가 없었단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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