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석정헌
낙엽 까지도 떨어진다
허허로운 마음
해는 이미 중천을 지나
산마루에 반쯤 걸쳐 있는 하늘
거울을 마주 보고 수 없이 나타난
칠십의 턱 밑에선
아직은 사나이의 뜨거운 가슴
떨어진 낙엽은 벌판에서 가벼이 흩날리고
애타게 기다리는 당신의 부르심은
무거운 등짐되어 양어깨를 누르지만
한장의 애달픈 사연
이별의 슬픔과 눈물은 덮어 버리고
떨리는 몸부림이라도 징금되어
저만치 옷자락도 가벼이 스쳐 지나 가는 양을
물끄럼이 지켜 보다
석류빛으로 쓰려지는
저녁놀 붉은 하늘에 잔영마져 묻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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