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바램

석정헌2015.09.09 18:36조회 수 26댓글 0

    • 글자 크기



      바램


          석정헌


신의 쉰목소리 듣고

마른 나뭇잎들은 눈에서 벗어나

우리의 맨손위에 떨어져 

손등에라도 힘겹게 쌓인다


에메랄드 물감 짙게 풀린 하늘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떠난

가리울 것 없는 그에게로 가서

징금돌 이라도 되고 싶다


가을을 향해 길게 뻗힌 가지에는

하늘에서 내린 하얀 햇빛이

구르는 바퀴살에 무너져

튕기는 햇살 같이 눈부시고

짧아서 더욱 푸르고 높은 가을

감은 눈가에 고인 눈물 넘쳐

양볼을 타고 흘러내려 

그대 가슴을 적신들

억겁의 머나먼길에 들어선

그 사랑을 돌릴 수 있을런지

우울이 흐린날처럼 고여

어쩔 수 없는 생의 끝에서

가는 사랑도 남은 사랑도

머뭇거리지만 

필연은 모두 흘러 가야 할길

코스모스 널부러진 고운 언덕에

잠시 멈추고

그렇게도 슬픈 하늘이

가을마다 돌아 올 이자리에

그 무엇으로라도 남기고 싶은 것이

혜쳐진 가슴에 그나마 남아있는

하나의 바램 입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69 짧은 노루꼬리를 원망하다2 2017.04.04 47
368 마음과 나이 그리고 망각 2017.04.17 43
367 빈잔1 2017.04.19 37
366 대통령과 47인의 낭인2 2017.04.21 74
365 경적 소리2 2017.04.27 38
364 부처님과 수박1 2017.05.03 36
363 비웃음 2017.05.09 1848
362 더위2 2017.05.12 36
361 사주팔자 2017.05.13 36
360 악어 같은1 2017.05.22 33
359 지독한 사랑 2017.05.30 30
358 거울 2017.05.31 34
357 Lake Lanier 2017.06.09 29
356 창녀2 2017.06.14 113
355 6월말2 2017.06.19 47
354 *14시간46분2 2017.06.21 64
353 우리 엄마들 2017.06.22 169
352 아내5 2017.06.27 44
351 아직도 2017.06.29 31
350 사냥터 일기2 2017.07.05 58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