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어느 휴일

석정헌2015.03.23 10:58조회 수 28댓글 0

    • 글자 크기

     


       어느 휴일


          석정헌


아른함에 흠뻑젖은 정오 무렵

아내의 잔소리에 개수대 앞에서

하품하며 내다본 창밖

햇빛은 하롱 거리며

창틀을 비집고

오래된 상수리 낙엽위

꿀밤 깨는 암놈 뒤에서

사방을 살피며 지분 거리든 숫다람쥐

끝내 암놈 뒤에서 부르르 몸을 떨더니

부끄러움인지 기쁨 때문인지

먹든 꿀밤 던져 버리고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하릴없이 흩으진 낙엽 바라보며

희죽이 야릇한 웃음 짓다

아내의 고함 소리에 깜짝 놀라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장단을 흥얼 거라며 다시 접시를 집어든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09 벌써 고희1 2017.08.18 26
608 세상 참 어수선 하다 2017.09.10 26
607 가을 사랑 2017.10.19 26
606 잡초와 노숙자 그리고 2019.01.19 26
605 부탁 그리고 거절 2019.02.07 26
604 어둠의 초상 2019.03.16 26
603 꽃 피는 봄이 2019.03.18 26
602 아내 2019.08.09 26
601 우울의 계절 2019.09.12 26
600 낮술 2019.11.16 26
599 낙엽 2019.11.27 26
598 허무 2023.02.07 26
597 F 112° 2023.07.28 26
596 별이 빛나는 밤을 만나다 2023.08.03 26
595 고향 2015.02.25 27
594 사랑 2015.02.28 27
593 희망에 2015.03.09 27
592 이방인 2015.07.15 27
591 가을을 두고 간 사람 2015.11.19 27
590 그리움 2015.12.10 27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