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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숲/전세연

이한기2024.02.16 10:40조회 수 2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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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의 숲

 

 

전세연

 

햇살을 묻히며 걷는 숲은 

잔잔한 파란이 지나갑니다

 

가릴 것 없는 숲은 진실해졌고

계절은 겨울 아래 잠들어

평화롭습니다

 

가을 이후

말 줄임표로 중략된 풍경들

 

수많은 눈길에도

밋밋한 나무들의 표정과

 

어김없이 내려앉은 고요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들로

더욱 순수해진 숲

 

나무는 쉼표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 크는 법을 

더 깊게 배우는 중입니다

 

기다림의 등걸은 말라있고

침묵의 고랑은 깊습니다

 

바위의 검버섯은 더욱 늘어나고

낯빛은 그대로 굳었습니다

 

바람은 차갑게 등 돌린

그녀의 뒷모습처럼

싸늘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겨울의 밑둥치는

모든 치유가 봄인 것을 알기에

견딜만합니다 

 

입춘을 베어 문 나무가

꿈꾸는 날들이

푸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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