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준
몸둥이 하나로 살아가는 삶이
나만이 아니였네
새싹 틔워도틔워도
하늘로 향한 꿈 접혀지고 마는
너를 볼 때마다 이기주의 세상에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구나
몸과 마음 다 비워서 나누어주고
겨우 밀어올린 새순까지 길손들에게 꺾이어도
싫은 기색하지 않은 살신성인
척박하고 비탈진 산야에서
꿋꿋하게 한몸 지탱하기도 힘들진데
봄나물 약재로 보시하는 어여쁜 마음
일찍이 봄맞이를 시작해도
한여름이 지나야
꽃피울 수 있는 너를 생각하면
사는 게 허망할 때가 많다.
아무리 가시로 무장을 해도
사랑 받을 운명,
세상 쓴맛나게 살다가
한여름 밤의 불꽃놀이로 만족해야 하겠지
새들도
*"뼈속까지 비우고 난다"고 하지 않느냐
만물이 세상을 채워가는 봄날에
비워야 한다는 걸 느끼는 하루하루
* 김용택 시인의 " 새들은 아침에 난다" 중에서.
*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줄기속이 비어있는 관속식물이다.
신기슭의 양지나 골짜기에서 자라며 원줄기에 억센 가시가 있다.
8~9에 산형꽃차레(줄기끝에 안개꽃처럼)로 백색꽃이 피고 10월에 핵과의 검은 열매가 익는다.
새순은 나물로 애용하며 나무껍질, 열매, 뿌리를 당뇨, 위암, 소화제 등의 한약제로 사용한다.
2015. 5. 19. 애틀랜타.
2015. 9. 8. 꽃대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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