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이었을까?
내가 처음으로 Bee Gees를 듣고
마음에 이국적인 정서와 동경의 씨앗을 심고
탐닉하던 시절이.....
'메사추세츠'에서 Bee Gees 형제들은 노래했다.
"그녀가 원하는 데로 메사추세츠를 떠나
히치 하이크로 샌프란시스코에 가며 고생을 하고...
아직도 그녀와 메사추세츠를 그리워하고
나는 메사추세츠를 잊지 않을 거"라고...
그 남자가 바로 나라고 믿어 버렸던 시절이 제법 길었었다.
카투사로 근무하면서
메사추세츠에서 온 아비 상병에게
근무만 끝나면 달라붙어 메사추세츠에 대해서 물으니,
나중엔 자신의 어머니가 구워 보내준 탱스기빙 쿠키를 나눠주며
이 쿠키에 메사추세츠의 공기와 사랑이 담겨있다며
흐믓해 했었지.
나는 돈과 실력과 여러가지 이유로
메사추세츠의 공기와 자유와 낭만속에서
젊음의 미학을 구가하지 못했으나,
나를 닮은 아이가 보스톤에서 학교를 다녔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부모를 만나는 날!
대학입시 전날에도
입영전날에도
결혼식 전야에도 느껴보지 못한,
생소한 기분으로 전날 밤 잠을 설쳤다.
어색함과 설레임 그리고 다소간 로맨틱한 기분까지
담아 미래사돈과 악수를 하고 자리에 앉아,
동병상련의 미소를 와인에 담아 나누며 건배와 아이들의 사랑을 찬양했다.
양가 부모의 건배와 담소 사이로
삽화처럼 두 젊음이 어깨를 기대고
서로의 손을 조몰락거리며
조잘거리는 모습이
부럽고 사랑스럽고, 대견했다.
하룻밤만에 정이 듬뿍 든 사람들과 헤어지고
Logan 공항가는 길,
스치듯 지나는 반대 차선에서
오랜 보스톤 생활을 정리하고
애틀랜타에서 우리와 섞이며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낸
영길 형제의 실루엣이 보이는 듯해
무심코 손을 들었다 놓으니
"딸 시집도 안갔는 데
웬 망령이냐"며
아내가 허벅지를 꼬집었다.
RIP 영길씨!!
Bye 메사추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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