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맹이 하나
김남주
하늘과 땅사이에
바람 한점없고 답답하여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
돌맹이 하나 되자고 했다
강물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맹이 하나
날 저물어 캄캄한 밤
친구와 나 밤길을 걸으며
불씨 하나 되자고 했다
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
나 깜박이다가
새날이 오면
금새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 거냐고
그대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
죽음 하나 같이할
벗 하나 있음에
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
2024년 1월 2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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