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한기
- 국가유공자
- 계간 미주문학 등단
- 미주한국문인협회원
- 애틀랜타문학회원

겨울 망향(望鄕)

이한기2023.09.23 11:20조회 수 79댓글 0

    • 글자 크기

           겨울 망향(望鄕)

                                 淸風軒      

 

하이얀 된서리 내리고 삭풍이

          몰아치면

향수에 젖은 이방인

두고온 고향으로 애틋한 마음

          달음질 한다

 

동네 앞 휑한 벌에 함박눈 나려

하이얀 손 이불 덮히면

철부지들 눈싸움하는 소리

온마을 시끌시끌하던 곳

 

가을겆이 끝난 넓은 벌엔

낱알 쪼아대던 등푸른 기러기 떼

동천에선 쌩쌩 설매타고

모닥불 피우고 시린 손 녹이던 곳

 

설날엔 새옷에 새신발로 단장하고

어깨춤 추며 어르신들께 세배

           다니던 곳

정월 대보름엔 뒷동산에 올라

           쥐불놀이하며

'달 봤다' 소리치곤 소원성취

           빌던 곳

 

향수에 젖어 마음 아픈 이방인

밀려오는 망향 못이겨

오늘도 노을진 서녁하늘로

자꾸만 눈길이 간다.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1년 2월 13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6 사칙연산(四則演算) 2023.10.15 61
45 번개도 아닌 것이 2023.10.13 61
44 잡이 일별(一瞥) 2023.09.29 61
43 주름나무에 열린 세월 2023.09.27 61
42 마지막 주자(走者) 2023.09.27 61
41 봄의 전령사(傳令使) 2023.09.25 61
40 2022년, 새해엔 2023.09.24 61
39 주(主) 승천(昇天) 대축일(大祝日) 2023.10.10 61
38 간구(懇求) 2023.10.27 60
37 나목(裸木) 2023.09.28 60
36 아늑한 방(房) 하나를 2023.09.28 60
35 조국찬가(祖國讚歌) 2023.09.26 60
34 수굼포 2023.10.27 59
33 계묘년(癸卯年) 소원(素願) 2023.09.29 59
32 늙은 호박의 푸념 2023.09.28 59
31 절망(絶望) 2023.09.25 59
30 미국의 민군관계(民軍關係) 2023.10.26 58
29 고향의 가을 내음 2023.10.21 58
28 금선탈각(金蟬脫殼) (1) 2023.10.16 58
27 특별(特別)했던 밤마실 2023.10.11 58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