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굼포
淸風軒
한 여름, 장마철 어느 계곡에
훈련 나온 소대(小隊)
훈련에 지쳐 축쳐진 몸을
개인천막에 눕히고 잠들었다
갑자기 쏟아붓는 도둑비에
천막 둘레에 물이 차올라
보금자리가 물에 잠길 지경
새재 이남 출신 소대장의 외침
전 소대원! 기상(起牀)!
"수굼포" 가지고 집합!
소대원들, 뭔 말인지 몰라
우물쭈물, 어영부영하는 사이
물바다가 된 잠자리
악몽(惡夢)의 그날 밤
삼십명을 쪼그려 앉아
밤을 꼬박 새우게 한
운명의 사투리 '수굼포'
<글쓴이 Note>
* '수굼포'
새재(鳥嶺) 이남 지방의
사투리. (표준말 : "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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