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서경(敍景)
淸風軒
등푸른 기러기떼 한 무리
꿕꿕 울어예는 소라
가을, 텅 빈 하늘을 흐른다
싸늘한 갈바람이 늙은 이파리를
스치니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단풍
신분이 바뀌어 낙엽(落葉)이
되었다
이때가, 도토리 몸을 날려 낙엽을
덮친다
아픔을 못 이겨 나딍구는 낙엽
한 땐 도토리 따윈 눈에 들지도
않았는데
아, 마냥 불타는 가을만은
아니로다
살아 숨을 쉬고 있는 자(者)
떨어져 나뒹굴지 않을 자
어디 있으랴
가을은 가을이로되
옛적 가을은 어디에---
황금물결 출렁이던 그 가을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2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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