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기
淸風軒
캄캄한 바위속에서도 숨쉬고 있는
보일 듯 말 듯한 틈새기
얼마나 오랜 세월을 부둥켜 안고
있을까?
찰나로 쪼개 보아도
그 느림을 셈할 수 없도다
느림의 미학(美學)으로 공(空)을
만들고 있네
순간의 멈춤도 없이 자라고 있는
틈새기
본시(本是) 공(空)의 한 갈래
공은 자란다 느림의 미학으로
바람, 구름, 풀잎, 깃털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가녀린
공(空)
바위를 가르는 금강(金剛)
같은 공
틈새기가 생(生)을 다하는 그날
삼라만상은 파국(破局)으로
치닫고
공(空)만 홀로 남으리라!
색즉시공(色卽是空)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1년 1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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