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문디~이
淸風軒
궂은비 추적추적 내리던
을씨년하던 저녁
동갑내기 고향친구를 만났다
25년만에
고향에 추석 쐬러 가서
내 소식을 듣고는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기별(奇別)을 한 거다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는
해물전이 일품인 실비집
야! 이 문디~이!
안 뒤지고 살아 있었네!
그동안 소식도 없고
이 빌어먹을 넘의 자쓱
뭐 이런게 다 있노!
죽여뿔라마
오랫만에 만난 친구끼리
주고 받는 인사치고는
살벌하고 저주스럽기까지 하다
이 각박(刻薄)한 세태(世態)에서도
우린 코흘리게 친구라
달리 표현할 수 없는
최고의 정겨운 인사다
가을비 내리는 저녁이면
그 때 그 친구의 웃음띤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너를 못 본지도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그래이
너무너무 그립다
이 문디~이 자쓱아!
<글쓴이 Note>
문디~이[문동(文童)이의 새재(鳥嶺)
남쪽 지방 사투리] : 옛날에 서당에서
함께 글을 배우던 어릴적 친구.
*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1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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