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방(房) 하나를
淸風軒
성난 바람 울창한 숲을 채찍질
하여도
성난 바람이 훌쩍 지나고나면
그 채찍소리 하나도 남겨두지
않네
물방울이 도도한 강물이되어
흘러흘러
바다로 들어가 모습을 감추듯
인간들은 광음(光陰)의 강물에
떠밀려
죽음의 바다로 그 모습을
감추어 버리네
시시콜콜한 것에 아옹다옹하지
말아야지
지나온 것들, 흘러간 강물과
같은 것
끈질긴 미련을 가슴으로 부둥켜
안고
여린 마음 상(傷)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지
스쳐가는 것들, 반가이 즐기고
나에게 다가와 석화일순
(石火一瞬)
쉬어갈 광음(光陰)도 반겨
주어야지
비워둔 내 여리디 여린 가슴에
찾아오는 새 손님이 편히 쉬어갈
아늑한 방(房) 하나 마련해야겠네
*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2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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