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팔순.
지천 ( 支 泉 ) 권명오.
지난 7월 19일이 아내의 80번째 생일 이였다. 뜻 깊은 날 인데 코로나 19 때문에 쓸쓸한 생일이 돼
아내에게 미안했다. 우리는 칠순, 팔순 잔치를 요란하게 특별나게 한 일은 없지만 멀리 사는
아들, 딸 가족들이 모두다 모여 생일을 축하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풍으로 지켜왔다.
그런데 고약한 코로나 때문에 부모 형제도 만날수 없게 되고 가족이 함께 모여 팔순 축하도 할수
없게 됐다. 아내의 칠순 때는 세 남매가 준비한 라스배가스에서 칠순 축하 여행을 함께했다.
나의 팔순 때는 하와이에 사는 막내딸이 준비한 별장에서 온 기족이 모여 만찬과 손자들의 깜짝
팔순 이벤트 쇼 등 행복이 넘치는 팔순 여행을 했다. 이번에도 세 남매는 아내의 팔순을 위해
지난 12월 아리조나 새도나 인근 강물이 흐르는 산상 절경에 온 가족이 함께 할수 있는 별장을 예약
해 놓고 비행기 표 까지 사 놓았는데 1월부터 살인마 코로나 19가 침범해 사람들을 무 차별로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괴질 바이러스는 날이 갈 수록 치열해져 '방콕" "집콕" 생활을 하게 돼 우리는 할수
없이 팔순 생일을 위한 별장과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멸 되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괴질은 계속 수 많은 사람들을 희생 시켰다. 다행히 무사한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코로나 때문에 신음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열심히 드렸다. 아내의 팔순 7월19일
뉴욕과 하와이에 있는 아들, 딸, 손자들도 없는 쓸쓸한 팔순 날 아침 가까이 있는 큰딸과 사위와 처남이
함께 저녘을 하기로 했는데 식당도 갈 수가 없어 아내가 자신의 팔순상을 차리게 됐다. 나는 아내
모르게 핑크장미 꽃다발을 준비하고 생일 축하 카드와 피켓을 만들고 즉흥 시를 썼다.
아내는 식사때 그 것을 보고 어린아이 처럼 기뻐했다. 아들과 막내딸 가족이 못 와 아내의 팔순 식탁이
너무나 쓸쓸했다. 60년을 함께 살아 오면서 아내에게 잘 한다고 했지만 되돌아 보니 잘 한것 보다
잘못한 것이 훨씬 더 많고 그동안 갖은고생을 다 하면서 불평없이 가정을 돌보며 세남매를 키워준
아내가 너무나 고맙다. 세상살이 84년간 수 많은 희비의 여정을 겪어 왔지만 이번처럼 저주스럽고
고약한 살인적인 괴질은 처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 된다니 너무나 기막힌 현실이다.
그래도 아내의 80번째 생일을 가족들이 함께 화상을 통해 축하를 하며 행복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할 뿐이다.하루속히 코로나 19 가 퇴치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팔순 축하 즉흥시를 읽었다.
칠월 십구일
당신 귀 빠진 날
Happy Birthday
우리 어느날
우연히 만나
함께 한 60년
지난 날 처럼
당신과 나
오늘 그리고 내일
버거운 것 버리고
따스하게
둥글고 귀하게
길이 길이
알록 달록
Happy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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