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한기
- 국가유공자
- 계간 미주문학 등단
- 미주한국문인협회원
- 애틀랜타문학회원

늙은 보리밭

이한기2024.05.31 09:37조회 수 164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늙은 보리밭

                       淸風軒  

 

이팝꽃 흐드러지게 핀

봄의 한 가운데

푸른 호수,  청보리밭

 

매혹적인 푸르름을

한들한들 거리며

날 유혹하던 청보리밭

 

처녀가슴 같던 호수는

어느새 할멈을 향한다

포동포동하던  얼굴엔

주름살이 쭈글쭈글

 

뻐꾹뻐꾹 뻐꾸기 울 때

따사로운 햇살 못이겨

까시락을 내민 보리

늙은 할멈을 빼닮았네

 

힘겹게 보릿고개 넘은

늙은 할아범은 꾸고 있다

허기채울 꽁보리밥 꿈을

 

지금, 고향의 늙은 보리밭

거친 숨 몰아쉬고 있다

구수한 보리밥 한 사발

고봉으로 담아 내려고!

 

       <글쓴이 Note>

5월의 끝자락, 고향 앞산엔

뻐꾸기 울고 들판엔 청보리가

익어간다  

1960년대 어릴 때 보릿고개

넘어가며 누렇게 익어가던

보리밭은 보기만 하여도

배가 불렀다.

봄철, 보리밥 한 끼도 먹지

못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1980년대 부터 보릿고개는

사라지고 밥상에는 흰쌀밥이 

올랐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74 막내 달봉이 斷想 2023.11.15 148
73 영迎, 춘흥春興 2024.03.03 148
72 어디로 흘러가는가! 2024.05.20 148
71 이 여인에게 은총(恩寵)을 2023.11.11 151
70 판 타령 2023.11.19 151
69 '0'(零) 2023.12.09 151
68 한恨뭉치! 2024.02.28 151
67 수수꽃다리 2024.04.16 151
66 4월의 끝자락에서 2024.04.29 151
65 겸손(謙遜) 1 2024.05.04 151
64 Atlanta에 내리는 겨울비 2023.09.21 152
63 사라진 우주宇宙 2024.05.03 152
62 자리 타령 2023.11.19 153
61 봄꽃들의 향연饗宴 2024.03.07 153
60 5월의 비가 내릴 땐 2024.05.09 153
59 시詩와 시인詩人 2024.04.25 154
58 문우文友 유감遺憾 2024.04.29 154
57 내 마음의 구름이여! 2024.06.06 154
56 선(善)한 자, 악(惡)한 놈, 추(醜)한 놈 2023.11.16 155
55 민들레 2024.04.19 155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