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I)
淸風軒
백일을 꽃피우기에
목백일홍(木百日紅)
꽃송이 곱슬곱슬하기에
Crape Myrtle
애틋한 그리움의 꽃말
'떠나간 벗을 그리워 한다'
Covid 19 온누리
잿빛 물들일 때
가녀린 새우만 내밀어
소생하는 신비스러움 보여준
봄의 전령사 배롱나무
늦은 봄날 보슬비에
함초롬이 젖은푸르런 잎새
끝자락에
올농졸몽 꽃봉오리 매달더니
여름 열기 받아
빨강 곱슬머리 자랑하였지
몽글몽글 빨강 곱슬머리 보며
가슴 깊은 곳 어둠 걷어내고
찬란한 햇님 품으며
Covid 19와 힘겨루기 했었다
살랑살랑 가을바람 일렁이니
빨강 곱슬머리 날리며
안녕이라 하네
제발 Covid 19 낚아채어
먼 곳 별하늘로
훨훨 날아가 주려무나!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0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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