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가족
淸風軒
아버지, 햇빛 쬐려 밖에 나가요!
이 놈의 자식, 눈수술이라도 했어?
자다가 왠 봉창 두드리는
소리하는거야
그런 소릴랑 아예 하지를 말어!
이 놈아, 우리가 밖에 나가는 날이
여기 있는 너 애미는 과부되는 날,
너와 나의 제삿날이 되는 것이야!
아버지, 우린 왜 이리 컴컴한데서
불도 켜지않고 살아가는 거예요?
우리가 큰 잘못이라도 자질렀나요?
쥐뿔도 모르는 놈, 정신 좀 차려라!
저 땅 위 밝은 세상에는
우리보다 더 컴컴한 데 사는 것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엄청 많다 말이야!
그런 헛소릴랑 이제 그만 작작하고
명부(冥府)의 법도(法度)대로
살아가는 게 등 따시고 배부른 거여!
쥐뿔도 모르는 애송이 녀석, 알간?
<글쓴이 Note>
* 이상국 시인의 '기러기 가족'을
Parody.
기러기 가족/이상국
•아버지, 송지호에 좀 쉬었다
가요
▪︎시베리아는 멀다
•아버지, 우리는 왜 이렇게
날아야 해요
▪︎그런 소리 말아라
저 밑에는 날개도 없는
것들이 많단다.
*송지호(松池湖)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인정리, 오봉리에
걸쳐 있는 둘레 약 6Km의
석호(潟湖)
석호(潟湖):바다 일부가
외해(外海)와 분리되어
생긴 호수.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