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해진 해가 서산 뒤로 잠기고
잔잔해진 밴드의 음악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하루치 노동과 바꾼 고단을 싣고
견딜만한 교통체증을 다행스러워 하며
더 다행스러운 식구들이 있는 집으로 간다.
꿈결같은 순간을 끼득 거렸고
애증의 칼날을 세우던 그들과
하루치 안부를 묻고
감사와 안도의 저녁상을 나눈다.
모르는 내일을 염려하지 말고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는
오늘의 의기투합이 감사하다.
*글쓴이 노트
이제 세 다리로 걸으시는 어머니는
늙어가면서 몸과 마음이 덜 아프게 느껴져서 좋은데,
식구들이 그리운 것도 덜 해질까봐 두렵다고 하신다.
'짧은 지구별 여행'의 동승자들과
오늘 이 순간이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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